신이여, 이 아름다운 풍경은 오로지 두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나이다. '알겠니? 알폰스. 저 너른 바다 건너에는 신들이 살아 숨 쉬는 황금의 도시가 있단다.' 몸이 약했던 어린 시절, 알폰스의 조모 이레네는 언제나 알폰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를테면 깊은 화산 속에 잠들어 있는 드래곤, 혹은 깊은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인어의 이야기를. 알폰스의 부모는 항상 허황된 이야기 그만 좀 하시라며 조모를 닦달했지만 알폰스도 이레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모님의 이야기는 마치 꿈결 같아요. 알폰스가 속삭이면 이레네는 그의 어린 이마에 사랑이 듬뿍 담긴 키스를 해주었다. 수많은 이야기가 알폰스를 꿈꾸게 했다. 좀처럼 밖으로 나돌지 못한 알폰스에게 이레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간접적인 체험이자 그의 가치관을 형성..
FA 엔터테인먼트의 대형 신인 알폰스 엘릭의 소문은 데뷔가 결정되기 전부터 제법 화려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은거 중인 슈퍼 아이돌 에드워드 엘릭의 친동생이라는 공식적인 정보도 있었지만, 그를 본 사람이라면 고향 리젬블의 노인들부터 고등학교 동창인 배우 메이 창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려한 외모를 두고 갖은 찬사를 늘어놓았다. 신이 직접 인간의 형상으로 아메스트리스에 강림했다는 터무니없는 과장을 믿는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황금을 녹여 가늘게 뽑아낸 듯한 반짝이는 머리카락과 뚜렷한 이목구비, 조각으로 빚은 듯한 넓은 어깨와 탄탄한 몸매라는 의견은 항상 일치했다. 호기심 가득한 파파라치나 극성팬들은 항상 FA 엔터테인먼트 연습생 합숙소로 숨어들었지만, 그들은 알폰스를 찾아내기도 전에 맨발로..
* 착한 강덕 여러분은 따라 하지 마세요 연금술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에드워드와 알폰스는 둘만의 규칙을 정했다. 아빠 없이 혼자 가정을 꾸리면서도 곧잘 웃어주는 상냥한 엄마를 위해서. 그 첫 번째, 엄마가 시키는 심부름은 군말 없이 꼬박꼬박하기. 두 번째, 별것도 아닌 걸로 떼쓰지 않기. 세 번째, 서재를 어지럽혔을 때는 꼭 둘이서 치우기. 마지막으로, 그 녀석의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말기. [알에드] 첫사랑전력 주제 : 커플 악세사리 오늘의 심부름은 넬리네 집에서 채소를 얻어오는 것이었다. 기찻길을 따라 한참 걸어가는 먼 길이었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여기로 빠지고 저기도 들리느라 무료할 틈이 없는 좋은 산책 시간이기도 했다. 어른 혼자서도 들기 어려울 만큼 잔뜩 쌓아 올린 채소를 한 광주리씩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