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 형!" 등 뒤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겹도록 듣는 그 말을 에드워드는 단 한 번도 싫어한 적이 없었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할딱이며 에드워드는 짧은 팔을 휘둘렀다. 조금만 힘을 줘도 저만큼 날아갈 것 같은 자그마한 몸이 금세 휙 반 바퀴를 돌았다. 바짝 뒤따르는 알폰스는 역시나 울상을 짓고 있었다. 트리샤를 닮아 동그란 눈을 보며 에드워드는 활짝 웃었다. "집까지 누가 더 빨리 가나 경주야!" [알에드] 백야白夜전력 주제 : 경쟁 에드워드는 눈을 떴다. 새하얀 천장이 에드워드를 가만히 마주하고 있었다. 뻑뻑하게 마른 두 눈을 억지로 감았다가 뜨며 에드워드는 몸을 뒤척였다. 그리고 입을 쩍 벌리며 크게 하품을 했다. 금세 얼얼해진 턱을 매만지며 에드워드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삐꺽...
끼이익! 버스가 눈앞에서 소란스럽게 멈췄다. 에드워드는 귀를 틀어막은 채 버스를 노려보았다. 요란하게 증기를 내뿜으며 열린 버스 뒷문에서는 허리가 굽은 노인 한 사람과 교복을 입은 중학생 한 명이 내렸다. 내릴 사람이 다 내린 버스는 멈췄을 때만큼이나 야단스러운 소음과 함께 출발했다. 떠나가는 버스가 남긴 매연이 정류장에 홀로 남은 에드워드의 숨결을 잔뜩 더럽혔다. 켁. 에드워드는 인상을 썼다. 오늘 에드워드는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상대는 물론 가장 사랑하는 동생 알폰스 엘릭이었다. 센트럴 대학 앞에 있는 카페에서 가볍게 차 한 잔 한 다음 저녁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건만, 알폰스는 연락도 없이 절찬리에 늦는 중이었다. 에드워드는 카페에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밥집으로 곧장 가는 편이었으므로 미련 없이 카페..
숲의 끝에 있는 것은 차가운 수정 동굴이었다. 침입자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날카롭게 벼려진 종유석이 주렁주렁 매달린 그 모습은 알폰스의 유약한 마음을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듯 공포스러운 상상력을 한껏 자극했다. 알폰스는 앞서 걸어가는 남자의 뒤로 조금 더 다가갔다. 그는 든든했다. 자신보다 조금 작은, 아마 턱 아래에 닿을 그 앙증맞은 체구와는 달랐다. 그가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았을 때, 알폰스는 마치 자신이 피식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는 충분히 자신을 집어삼킬 수 있었다. 차가운 물방울이 알폰스의 의식을 깨웠다. 볼에 떨어진 그 작은 액체를 알폰스는 손가락으로 훑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새어드는 찬란한 빛이 그들이 나아갈 곳임을 나타내는 이정표처럼 보였다. 짙고 두터운 녹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