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취고 뭐고, trick or treat! 사탕을 주지 않으면 무지막지하게 괴롭힐 거야! 가르르르~"
레오는 손톱을 세운 채 목을 울렸다. 정말이지 냅다 달려들어 할퀴어버릴 듯 반짝거리는 눈빛도 함께. 망토처럼 매달린 하얀 천이 가을바람에 나풀거렸다. 커튼의 소재처럼, 혹은 이불자락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얇은 천이 괜스레 시선을 끌어당겼다. 츠카사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하게 웃었다.
"안타깝게도 candy는 지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처럼 Halloween을 맞아 잔뜩 챙겨두었더니 세나 선배가 전부 압수해버려서......앗, 그렇지만 결코 제가 먹으려고 했던 건 아니니까요! 이 스오우 츠카사, 그렇게 sweets에 눈이 먼 것은...!"
"오옷, 묻지도 않은 걸 그렇게 줄줄이 장황하게 늘어놓다니, 스오~도 정말 잔소리가 많다니까! 종알종알, 쨍알쨍알! 마치 아주 작은 카나리아 같아. 몸이 작으니까 괜히 목소리만 높이는 꼴이야. 그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됐고, 스오는 사탕이 없어? 그럼 초코라도! 자아, 얼른 그 불룩한 주머니 속의 초코를 꺼내 봐. ......이거 좋은데? 아아, 인스피레이션이 떠올라~ 곡명은 스오 주머니 속 초코의 노래♪"
"......그런 터무니 없는 작곡은 지양해주세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츠카사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 섬세한 이목구비를 오목조목 뜯어보던 에메랄드빛 두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싱글벙글, 레오는 츠카사의 팔뚝을 턱 움켜쥐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 여린 몸에서 나올 거라곤 생각지도 못할 만큼의 완력에 휩쓸려 균형을 잃고 말았다. 츠카사는 엉거주춤 레오의 품으로 넘어졌다. 읏쌰~ 가볍게 츠카사를 받아 안은 레오가 와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있잖아, 스오~ 진짜 초코 없어? 정말 생사를 걸 정도로 중요한 일이란 말이야."
"대, 대체 무슨 일로......설마 Leader, 누군가에게 chocolate을 빚지기라도 하신 건...?"
"얼빠진 소리 말고."
레오는 입맛을 다시며 츠카사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았다. 으아악, 츠카사가 비명을 지르건 말건 레오는 열심히 남의 주머니 속을 탐색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